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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3.17 On the Road - 카오스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박준)
posted by oss 2007. 3. 17. 03:27

"살다보면 어느 순간 누구에게나 여행이 필요한 시간이 온다.
무엇인가 참을 수 없을 때 단 며칠도 좋으니 여행을 떠나보라.
망설일 이유는 없다.
자기 자신을 믿고 배낭을 싸면 모든 일은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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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꿈꾸고 준비한 세계 - 심재동, 임정희
여행은 나의 꿈이다. - 윤지현
태국 시골에 온 맥도날드 소녀 - 루시 놀란
지금 이 순간을 사는 시니컬 커플 - 코베 윈스, 키티 히터나흐
여자 혼자라서 힘든 건 없다 - 문윤경
행복해 질 수 있는 길을 찾고 싶었어 - 안야 로터스
우린 항상 볶음밥만 먹어요 - 김민효, 김수영, 김민겸
이제 일하는 게 그리워 - 요나스 테일러
쉰이 넘어 배낭 메고 떠난 여행 - 김선우, 서명희
내 멋대로 산다! - 디미트리스 찰코스
내가 모르는 나를 보고 싶었을 뿐 - 캐렌 샤피르
학교를 자퇴하고 인도로 간 여고생 - 이산하
사는데 많은 게 필요한 건 아니다 - 트레이시아 버튼
이메일은 어떻게 하는 거죠? - 중선스님
길 위의 시간이 남긴 것 - 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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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with the flow." 모든 것을 흘러가는 대로 두고 따르라...


만약 내가 공부를 더 하고 싶다면 순수하게 학문에 대한 호기심과 공부하는 즐거운 때문일 거야. 한국 학생들처럼 졸업 후 좋은 직장을 위해 공부하진 않아.


나를 숨길 필요 없이 솔직해질 수 있는 게 여행의 매력이 아닐까? 우리 각자가 쓰고 있는 마스크를 과감히 벗어버릴 수 있다는 것. 가끔씩 사람들이 널 평가하려 들 수 도 있겠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아. 어차피 모두가 서로에게 이방인이니까.


그 후 쉰이 넘어 배낭 여행이라는 걸 한번 해보니까 내가 걸었던 골목길, 먹었떤 음식, 거리의 풍경까지도 머리속에 생생하게 남아있는 거에요. 편안한 여행도 좋지만 배낭여행을 하면서 현지인들과의 만남, 생소한 곳에서의 부딪침, 또 길을 찾아 떠나야 하는 부담감, 이런 것들을 다 이루면서 다니는 게 더 즐거웠던 것 같아요.


글쎄... 7개월 동안 여행했었으니 뭘 찾고 있는지 알아야 겠지만 그게 뭔지 아직 모르겠어. 우습지만 사실이 그래. 아,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여행서>라는 영화의 한 장면이 생각나는데, 그 영화에 등장하는 아빠와 그의 가족들은 모두 정답을 찾으려 노력해. 어느 날 정답을 아는 사람이 찾아와 '정답은 42' 라고 말하는데 무들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지. 질문이 뭔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답을 알고 있다고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잔아. 무언가를 열심히 찾고 있지만 찾는 게 무엇인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행위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것 같아.


다시 돌아간다는 게 어디에요? 1, 2년 늦게 대학 가는 게 뭐가 문제죠? 인생은 길게 봐야 돼요. 중요한 건 햇구가 아니라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마음으로 하고 있는지 아는 것이에요.


스님은 보통 사람들이 싫다고 하는 어려운 길을 일부러 찾아 나선 게 아니다. 어쩌면 단순히, 나를 제대로 알고 싶어 출가한 것인지도 모른다. 원래는 반짝반짝 빛나는 별모양이었던 내가 사람들 속에서 닳고 닳아 모난 네모가 되어가는 게 참을 수없었는지도 모른다. 머리를 깎는 건 무슨 결단 같은 게 아닌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니 출가와 여행은 비슷한 구석이 있다. 출가를 거꾸로 써보니 가출이고, 어른이 돈 들고 가출하는 게 여행 아닌가. 결국 출가나 여행에는 '나는 나이고 싶다'는 욕망이 배어있는 건지도 모른다. 이뤄내는 과정이나 힘은 다르겠지만 나름대로 중요한 것을 찾으려 한다는 면에서 같다. 사람들히 흔히 장기여행을 떠난 사람이나 출가한 사람이 어려운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단순하게 좋으니까 장기여행을, 출가를 해보라고 권한다. 이거 맛있으니까 한번 먹어보라는 식이다.


여행을 시작하기도 전에 여행 후 내가 어떻게 달라질까를 걱정하는 건 너무 조급하지 않은가. 여행을 한다고 일상을 버리는 건 아니다. 집 평수를 늘리는 게 중요한 만큼 행복을 느끼는 마음의 평수에도 가끔은 관심을 줘야 하지 않을까. 여행을 하면서 우리가 버리는 건 일상이 아니라 욕심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