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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5.01 그림 읽어주는 여자 (한젬마)
posted by oss 2007. 5. 1. 10:41

삶이 그냥 흐르는게 두려웠다. 나를 그냥 놔두고 멋대로 흐르는 시간. 그림을 하든 음악을 하든 예술가는 어쩌면 대책 없이 흐르기만 하는 일상의 시간에 저항하며 온 힘으로 그 시간을 정지시켜 놓으려는 무지막지한, 욕심 많은 영혼의 소유자다.


그림은 무엇보다 정을 실어나르는 매체다. 물론 그림 안에는 세상의 모든 것이 다 들어 있다. 인간도 있고 자연도 있고 심지어 초현실의 세계도 있다. 연사적인 사건도 있고 개인적인 사건도 있다. 기쁨과 슬픔, 희망과 공포, 평화와 갈등이 다 들어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표면의 이야기일 뿐이다. 미술사니, 양식이니, 조형사조니 하는 것은 더욱더 표면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그런 모든 것 아래로 사람의 정이 흐르는 것, 그것이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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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여는글
추천의 글
내가 아는 한젬마

1. 나는 당신의 그림이고 싶다
내가 바스키야를 좋아하는 이유 - 내게 자유를 준 그림
새 살이 돋을 때까지 안녕하기를 - 사랑을 잃어버린 이에게 주고 싶은 그림
비어 있어야 다가설 수 있다 - 나에게 때우침을 준 그림
거기서 두 사람은 뭘 할까? - 좋아한다는 말 대신 주고 싶은 그림
원시인의 사랑 - 마음이 따뜻해지는 조각
사람이 고우면 그 사람의 몸은 더 예뻐 보인다 - 둘만의 공간에 걸고 싶은 그림
불륜을 저지르는 내 친구 이야기 - 향기 나는 그림
너는 그림을 왜 그리니? - 나를 돌아보게 한 그림
새벽 3시, 미치기 시작하는 화가의 작업실 - 영감을 주는 그림
몰래 훔쳐본 화가의 구도 - 그림의 구도를 생각하게 한 그림
나는 어두운 길로 걸어간다 - 위안이 되어준 그림
그때 우린 정말 사랑했을까? - 사랑에 빠졌을 때 눈에 들어온 그림
지울 수 없는 얼굴 - 아픔을 함께했던 그림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그림
싫은 소리 할 줄 아는 사람이 아름답다 - 인생 계획표 같은 그림
그녀의 세 번째 남자 - 보면 보이는 그림
그에겐 너무 예쁜 나 - 내겐 너무 예쁜 그림
'닮았다'는 말의 애틋함 - 내 얼굴 같은 그림
너는 핵폭탄이야! - 나에게 깨우침을 준 그림 2
부수고 부수고 또 부수고 - 다시 찾고 싶은 내 그림
나는 절대로 그림을 떠나지 않는다 - 나의 유언장 같은 그림

2. 이 그림을 보면 살맛이 난다
삶이 꽃다발처럼 환한 시작이야 - 새로운 출발을 앞둔 사람에게 선물하고픈 그림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다 -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본 세상 - 유년의 마음으로 돌아가게 하는 그림
때로는 충격이 필요하다 - 사는 것이 권태로울 때 보는 그림
한 집에 살 수 있다면 - 신혼집에 선물하고 싶은 그림
쉬리의 실종 - 건조한 마음에 물기를 주는 그림
지친 하루가 가면 또 갓 건진 내일이 오겠지 - 내일을 꿈꾸게 하는 그림
울고 있는 사람은 건드리지 말기를 - 사람을 차분하게 승화시켜주는 그림
탈출하지 못할 때 우울하다 - 환한 세상을 받아들이게 하는 그림
잠이 오면 잠을 자 - 슬럼프에 빠졌을 때 보는 그림
웃을 줄 모르는 사람이 슬프다 - 미소짓게 만드는 그림
가족은 언제든 찾을 수 있는 적금 같은 것 - 온 가족이 모인 거실에 두고픈 그림
적당히 떨어져 있자 - 외로운 사람에게 친구가 되어주는 그림
말없는 사랑이 더 미덥다 - 나를 당혹스럽게 한 그림
거품 빠진 맥주처럼 - 자연이 그리울 때 보고 싶은 그림
신화의 세계 - 가슴 벅찬 그림
세월의 굽이마다 한보따리씩 숨어있는 이야기들 - 할아버지 사랑방에 걸어드리고 싶은 그림
밀가루 '쏘세지' 의 추억 - 주방에 싱그러움을 더할 그림
화장하기보다 꽃을 들고 간다 - 조심스런 시어른께 드리고 싶은 그림
표정 없는 공간은 찹을 수 없다 - 대형 할인매장에 걸어두고 싶은 그림

3. 그림 세계와의 경쾌한 연애
추상화가 사실화인 이유
대단한 코카콜라 - 비즈니스 아트
동양화와 서양화
그림 값에 대하여
화가는 사회적인 상상력이 커지기를 바란다
참을 수 없는 화랑의 엄숙함
광화문 정광판에 ART가 뜨기를
현대 미술과 연애하자
미술의 또 다른 힘 - 미술치료
초상화가 화려한 이유
누드를 처음 그리던 순간
꿈꿀 수 있는 자유에 대하여 - 초현실주의
천천히 가는 문화 - 아프리카 미술
함께 도는 톱니바퀴 - 미술과 과학
인상파의 이상향, 자포니즘
우리 것 하나 - 극도의 생랴이 주는 신선함, 전각
우리 것 둘 - 음란 비디오보다 더 '찐한' 춘화
교원대 강의 첫날
피카소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면 - 입체주의
지금의 나를 사랑한다 - 인상주의
뺑끼 그림 = 나일론 그림 = 이발소 그림 = 키치
배고픈 전업작가?
내 그림이 뭐가 잘못된 거죠?
화가는 세상에서 가장 아픈 사람일지도
빛은 색의 영혼이 아닐까

부록 젬마가 가져온 이국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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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p. 기자가 바스키야에게 물었다.
"그림 안에 있는 이 글을 해석해주시겠소?"
"해석이요? 그냥 글자에요."
"압니다. 어디서 따온겁니까?"
"모르겠어요. 음악가에게 음표는 어디서 따오는지 물어보세요. 당신은 어디서 말을 따옵니까?"


23p. 그가 내게 준 자유의 이미지는 팝콘이다.
열을 받아 터지기 전까지는 그 뽀얀 속내를 볼 수 없는, 단단한 껍질을 꿇고 터져나오는 비명 같은 열망. 평소의 나는 옥수수 알처럼 단단하고, 그 표면처럼 매끈한 모습으로 살아간다.


32p. 무언가 보장된 장래보다는 무엇이든 가능하게 비어 있는 미래, 그리고 그 미리에 배팅할 배짱을 지닌 사람이 멋있는 사람으로 다가온다.


88p. 길가에 민들래 한송이 퍼어나면
꽃잎으로 온 하늘을 다 받치고 살 듯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오직 한 사람을 사무치게 사랑한다는 것은
이 세상 전체를
비로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차고 맑은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며
우리가 서로 뜨겁게 사랑한다는 것은
그대는 나의 세상을 나는 그대의 세상을
함께 짊어지고
새벽을 향해 걸어가겠다는 것입니다

-안도현 님의 시, <사랑한다는 것>


139p. 그림값을 결정하는 것은 붓이나 물감 같은 '재료'가 아니라 화가가 표현하려는 '주제'와 '정신'이다. 우리가 그림을 산다는 것은 종이에 칠해진 물감을 사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표현된 작가의 생각과 정신, 화가의 안목을 사는 것이다.


150p. p.s : 미술과 친해지는 방법 중 한 가지는 화가와 챈해지는 것이다. 전시회장에는 거의 항상 작가들이 나와 있게 마련이다. 그 작가에게 말을 거는 거다.



178p. 교원대강의 첫날


184p. 관습과 정형화된 틀에 박힌 방법으로 그림이 그려지던 19세기 무렵, 인상주의 화가들은 과감히 규칙과 인습에서 벗어나 작ㄱ가 개인의 체험이나 감정, 그리고 자신의 눈에 보이는 인상적인 세계를 그려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어둠침침한 화실을 벗어나 충만한 자연의 빛과 색채를 캔버스에 담으러 달려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