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0. 10. 14:02
당신 곁을 결코 떠날 수 없어요.
오 나의 자비로운 숙주여, 오 나의 우주여.
당신이 마시는 공기처럼,
그리고 당신이 즐기는 햇빛처럼,
나에게는 당신이 필요합니다.
-프레모 레비, '인류의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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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p. 그렇다면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아담도 이미 기생충들을 몸에 지니고 창조되었다는 뜻인가? 기생충들은 아마도 그가 낙원에서 추방된 다음에 그의 몸 속에서 창조되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창세기 첫 주에 이어 여덟째 날에 있었던 제2의 창조인가, "그리고 그 다음 월요일에 신은 기생충을 창조하였다?"
49p. 랭카스터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썼다. "일단 기생할 준비가 완전히 갖추면 다리, 턱, 눈, 귀가 사라진다. 활동적이고 재능 있던 벌레가 단지 영양분을 흡수하고 알을 까는 주머니로 변하는 것이다."
그는 번민에 젖어서 "우리 인류란 아마 언제라도 지적 능력을 가진 따개비 기생충과 같은 상태에 빠지려는 위험한 표류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탄식했다.
72p. 수크디오는 그의 연구실에서 자신이깨달은 바를 벽을 가르키며 설명했다. "어떤 물질의 농도 차이가 만들어지려면 개방된 체계에 있어야 혼란이 없습니다. 내가 여기 토스트 한 조각을 놓으면 당신은 냄새를 맡고서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됩니다. 그런데 방문을 닫으면 냄새는 곧 방안에 가득 차게 되죠. 그렇게 폐쇄된 상태에서는 냄새 농도의 차이가 생기질 않습니다. 몸 속의 어떤 장기를 방안에 놓아둔다고 해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190p. 인간의 DNA는 침팬지의 그것과 아주 조금 다를 뿐이다. 그리고 침팬지처럼, 또 거북이나 칠성장어처럼 인간도 불꽃이 튀는 신경과 신경전도물질이 흐르는 뇌를 똑같이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은 다른 한편으로 인류에게 어떤 안도감을 줄수도 있다. 우리 인간 역시 떡갈나무와 산호처럼 이 지구 별에 속한다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인간 역시 행성의 나머지 다른 생명 가족들과 서로 잘 지내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겠다면 그런 발견은 곧 공포감을 가져오고 만다. 코페르니쿠스가 지구를 우주의 중심에서 빼내어버렸기 때문에, 인간은 이제 텅 빈 공간에 떠 잇는 물기 어린 티끌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334p. 기생충의 영향이 없어지면서 인간의 면역계는 고양이의 비듬이나 곰팡이 조각 같은 해가 없는 물질에도 쉽게 과도한 반응을 보이게 된 것이다.
373p. 기생충이란 완벽하고 또 압박을 받지 않는 생태계의 징표이며,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 반대도 진실이다. 즉 기생충이 서식처에서 사라졌다면, 아마 뭔가잘못되었을 것이다.
379p. "당신 마치 우리가 기생충인 것처럼 말하는군요." 내가 말했다. 브룩스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이 그에게는 문제될 게 없다는 듯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제할 줄 모르는 기생충은 스스로를 파멸시키고 자신의 숙주마저도 그 대가를 치르게 하고 말겁니다." "지구상의 생명체 대부분이 기생충이라는 사실은 아직 그런 일이 그리 많이 벌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주죠."
오 나의 자비로운 숙주여, 오 나의 우주여.
당신이 마시는 공기처럼,
그리고 당신이 즐기는 햇빛처럼,
나에게는 당신이 필요합니다.
-프레모 레비, '인류의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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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소개 |
| 저자 | 칼 짐머 |
| 칼 짐머 생태계의 엑스트라로만 여겨졌던 기생충을 일약 주인공으로 급수상시킨 칼 짐머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아프리카의 수단, 자이레, 중남미의 코스타리카 등 기생충을 연구하는 학자들을 인터뷰하며 풍부한 자료를 수집했다. 칼 짐머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네이처] [디스커버] [사이언스]에 꾸준히 과학컬럼을 쓰고 있으며, 뛰어난 과학 필자들에게 주는 상인 에버렛 클라크 상을 받았다. 칼럼을 쓰는 일 외에도 강연 및 방송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인터파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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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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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연계의 범죄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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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p. 그렇다면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아담도 이미 기생충들을 몸에 지니고 창조되었다는 뜻인가? 기생충들은 아마도 그가 낙원에서 추방된 다음에 그의 몸 속에서 창조되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창세기 첫 주에 이어 여덟째 날에 있었던 제2의 창조인가, "그리고 그 다음 월요일에 신은 기생충을 창조하였다?"
49p. 랭카스터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썼다. "일단 기생할 준비가 완전히 갖추면 다리, 턱, 눈, 귀가 사라진다. 활동적이고 재능 있던 벌레가 단지 영양분을 흡수하고 알을 까는 주머니로 변하는 것이다."
그는 번민에 젖어서 "우리 인류란 아마 언제라도 지적 능력을 가진 따개비 기생충과 같은 상태에 빠지려는 위험한 표류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탄식했다.
72p. 수크디오는 그의 연구실에서 자신이깨달은 바를 벽을 가르키며 설명했다. "어떤 물질의 농도 차이가 만들어지려면 개방된 체계에 있어야 혼란이 없습니다. 내가 여기 토스트 한 조각을 놓으면 당신은 냄새를 맡고서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됩니다. 그런데 방문을 닫으면 냄새는 곧 방안에 가득 차게 되죠. 그렇게 폐쇄된 상태에서는 냄새 농도의 차이가 생기질 않습니다. 몸 속의 어떤 장기를 방안에 놓아둔다고 해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190p. 인간의 DNA는 침팬지의 그것과 아주 조금 다를 뿐이다. 그리고 침팬지처럼, 또 거북이나 칠성장어처럼 인간도 불꽃이 튀는 신경과 신경전도물질이 흐르는 뇌를 똑같이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은 다른 한편으로 인류에게 어떤 안도감을 줄수도 있다. 우리 인간 역시 떡갈나무와 산호처럼 이 지구 별에 속한다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인간 역시 행성의 나머지 다른 생명 가족들과 서로 잘 지내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겠다면 그런 발견은 곧 공포감을 가져오고 만다. 코페르니쿠스가 지구를 우주의 중심에서 빼내어버렸기 때문에, 인간은 이제 텅 빈 공간에 떠 잇는 물기 어린 티끌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334p. 기생충의 영향이 없어지면서 인간의 면역계는 고양이의 비듬이나 곰팡이 조각 같은 해가 없는 물질에도 쉽게 과도한 반응을 보이게 된 것이다.
373p. 기생충이란 완벽하고 또 압박을 받지 않는 생태계의 징표이며,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 반대도 진실이다. 즉 기생충이 서식처에서 사라졌다면, 아마 뭔가잘못되었을 것이다.
379p. "당신 마치 우리가 기생충인 것처럼 말하는군요." 내가 말했다. 브룩스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이 그에게는 문제될 게 없다는 듯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제할 줄 모르는 기생충은 스스로를 파멸시키고 자신의 숙주마저도 그 대가를 치르게 하고 말겁니다." "지구상의 생명체 대부분이 기생충이라는 사실은 아직 그런 일이 그리 많이 벌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