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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3.12 나는 사진이다 (김홍희)
posted by oss 2007. 3. 12. 17:31

들숨과 날숨 사이, 그 무중력에서 셔터를 누른다!

사진은 상처라고 한다. 사진은 시간의 죽음이라고 한다. 그 상처와 죽음의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가 사진을 읽고 또한 우리 자신의 사진을 찍을 때,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러한 이야기들이 이 책 속에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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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로그_ 사진이란 무엇인가

1_ 사진은 내게 삶이 뭐냐고 물어온다
즐겁지 않으면 사진이 아니다
손가락 끝으로 생각하기
시간의 흔적을 자르다
들숨에 생명 있고 날숨에 죽음 있다

2_ 글이 없었다면 시인은 사진을 찍었을 것이다
결정적인 순간을 결정적으로 담아내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카메라
사진가는 죽어서 사진을 남긴다
관심은 이해를 부르고 이해는 사랑을 낳는다
시인은 펜으로 시를 짓지 않는다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눈

3_ 사진의 왕도는 원칙이다
가까울수록 떨지 마라
오토포커스에도 함정은 있다
사람이든 사진이든 노출이 문제다
계산하면 틀린다
밝은 것은 밝게, 어두운 것은 어둡게

4_ 드라마보다 감성적인, 영화보다 감동적인
삼손, 눈을 뜨다
카메라는 깡통이다
나는 디키가 좋다
네 노래에 에코를 넣어라
여유로 즐기는 손맛

5_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훔쳐보기 vs. 마주보기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소쩍새를 울릴 필요는 없다
세상을 바꾸는 또 하나의 힘
사람 향기가 나는 풍경
한장의 사진에서 우리가 얻는것
시간을 이기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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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이 가득 차 있어야만 잔을 채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병을 가득 채운 후에야만 나눌 수 있다고 고집을 부리지 않는 한, 나눔은 언제나 가능하다.


건널목은 차단기를 경계로 시간이 멈추는 바깥과 그 멈춘 시간 속의 질주를 들여다볼 수 있는 묘한 곳이다.


"선생은 소리를 즐기시는군요. 저는 음악을 즐깁니다."
"그런 분들 덕분에 오디오 시스템의 질이 조금씩, 아주 조금씩 좋아집니다. 그런 가치가 있습니다."

"프로는 사진을 자랑하고, 아마추어는 카메라를 자랑한다."


"당신은 왜 나를 보지 않는가?"
"좁은 일본, 이렇게 서둘러 어디를 가나?" 세마이 니혼, 손나니 이소이데 도꼬에 이꾸노?


www.kimgonghee.com


하나의 주제를 정해 촬영해나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어떻게'와 '무엇'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사진의 왕도이다.


원숭이가 흔드는 깡통과 당신이 흔드는 깡통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오늘 눈부신 햇살 아래 사진을 찍는 그대의 깡통 속에 꼭 이 질문의 해답을 함께 담아 오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래, 동쪽이면 어떻게 서쪽이면 어떠냐?
사람이 살지 않으면 별인들 무슨 소용이고 봉수댄들 무슨 소용이냐?
카메라는 온 우주를 다 담아도 그 무게 하나를 더하지 않는 법."


똑같은 손놀림이지만 방아쇠는 참새를 죽이고 카메라 셔터는 참새를 살린다.


아들은 아버지를 떠난 마음을 노래하고 아버지는 아들을 떠나보낸 마음을 노래한다. 그리고 김광석의 노래를 깔아달라고 한다. 노래를 깔고 사진을 보고 있으니 아침부터 괜히 콧잔등이 짠해지면서 마음이 싸하다. 저 입영열차 안에 바로 내가 있음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