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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5.30 나의 인생은 영화관에서 시작되었다 (시오노 나나미)
posted by oss 2007. 5. 30. 15:00

어릴 적 부모님은 나를 책과 함께 영화로 길러주셨다. 내 인생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는 지중해를 동겨하게 된 계기도 한 편의 영화를 보고 난 후였다. 그 정도로 나에게 영화와의 만남은 매우 결정적인 것이었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쉬고 싶을 때, 누군가에게 보호받고 싶을 때, 옛날이 그리워질 때, 아들과 대화를 나누고자 할 때, 나는 영화를 본다. 마음먹기에 따라 인생도 세계도 하나로 연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과정이며, 그것을 안 뒤에 실현해가는 것이 바로 인생이다. 때때로 모든 것을 잊고 꿈꾸는 시간이 필요하다.

- 시오노 나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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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어른의 순애보
달이 빛나는 밤에
스타, 허상과 실상을 오가는 존재
전신의 리더
삶을 위한 계획
인간 혐오
남녀간의 우정
불륜의 두 가지 종말
학교 교육
지골로의 삶
고대의 전쟁과 현대의 전쟁
학식과 덕행을 갖춘 남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정의에 대하여
한눈에 반한 사랑
차별에 대하여
반성이라는 행위
악녀
수면제
자유로운 여자
언어에 대하여
꿈은 이루어진다
에피큐리언
놀이하는 마음
무도회의 수첩
파워와 품격
관능
상냥한 관꼐
죄와 벌
이탈리아 남자의 꿈
'라이징 선', 그후
주거에 대하여
지중해
여자의 삶
거짓과 진실
작가가 그리는 작가상
실업
경청하는 자세
8월의 고래
영상의 한계
아무도 몰라준다
생과 사, 그리고 생
단순명쾌한 히어로들
여가 선용
모자의 대화
천재, 신이 사랑한 사람
위대한 평번

시오나 나나미가 뽑은 내 인생의 영화
영화의 청춘시절을 떠올리며/가와모토 사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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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p. 책과 함께 영화로 나를 길러주신 저 세상에 계신 부모님께


40p. 은막의 주인공들을 미국에서는 '스타'라고 한다. 그러나 이탈리아에서는 성에 따라 어미에 변화를 일으켜 디보 또는 디바라고 부른다. 이것을 직역하면 '신적 인간'이다. 죽은 뒤에 신격화된는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디보 카이사르인데, 직역하면 '신인 카이사르'이다. 밤하늘에 빛나는 별도 좋지만 신과 같은 인간 카이사르도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다.


58p. 더스팀 호프먼은 '미드나이트 카우보이'와 '레인 맨', 잭 니콜슨은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와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로버트 드 니로는 '택시 드라이버'와 '분노의 주먹'. 이들 작품 속에서 세 사람은 그야말로 신기에 가까운 연기력을 보여준다.


78p. 감독 밴키아비치가 두 사람을 소개했을 때, 그녀의 첫 마디는 이런 것이었다.
"나, 당신에게는 너무 키가 크죠, 미스터 트레이시."
스펜서 트레이시는 한참이나 그녀를 으시하다가 이윽고 그 넓은 턱에 미소를 가득 머금고 이렇게 대답했다.
"걱정 마세요, 미스 헵번. 당신을 내 사이즈에 맞게 깍아드릴 테니까요."


88p. 키팅 선생에게 공간을 제공해줄 학교는 없다. 그는 작가가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158p. 자기 자신에 대해 "굿"(good)이라 말하는 모습이 모기 좋았다. "굿"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겠는가. 겸손은 예술가에게 미덕이 아니다.
나를 감탄하게 한 또 한마디는 "타향에 사는 사람에게는 집이 없다. 자신을 받아들여주는 곳이 바로 집이다" 라고 말하는 부분이다. 맞는 말이다. 자신을 받아들여주는 사람이 있는 곳이 모국을 떠는 사람의 집이다.


261p. 예술가는 말이 많다.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기 때문이다. 그런 욕구가 없자면 심산유곡에서 혼자 예술을 하면 그만이다. 구로사와 선생도 펠리니도 이구동성으로 각각 이렇게 말했다.

구로사와 - 관객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난 영화를 만들지 않아.
페리니 - 자기가 하고 싶은 작업을 하는 건 조금도 어렵지 않아.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하면서도 그것을 광고 베이스에 맞추는 것이 중요해.


262p. 그리고 최고의 펠리니르 맛보려면 '달콤함 인생'과 펠리니의 로마'가 좋다. 그 영화에서 펠리니는 거짓말을 묘사하여 진실을 부각시키면서, '어떠냐!' 하고 우리를 도발한다.


278p. 그가 세상의 모든 여자에게 인기를 누린 것은 딱히 멋진 대화 솜씨를 가져서가 아니야. 다만 그는 들을 줄 알았어. 이건 확신을 가지고 하는 말인데, 여자 이야기를 들을 때 그는 특별히 집중하지도 않았지. 다만, 계속 떠들어대는 여자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고, 때로 다음의 세 마디 가운데 한 마디를 곁들이는 거야.
'설마.'
'정말로.'
'그건 처음 듣는 말인데.'
이런 식으로 여자에게 속내를 털어놓게 만드는 사이에 여자들은 자연히 그에게 몸을 던지게 되는 거야.


294p. 영상은 1만 단어를 구사해도 표현할 수 없는 현상을 한순간에 전달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거기에 존재하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비춰낼 수 없는 결점이 있다. 한편, 문장은 존재하지 않는 것도 묘사한다.


306p. "펠리니는 이탈리아인의 진실을 완벽하게 그려내면서, 우리 이탈리아인이 이탈리아인임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든 사람이었다."
이것은 영화에 한하지 않고 모든 창작 세계에서 실현하기 어려운 과제이기도 하다.


311p. 나를 농구에 눈뜨게 한 것은 '악동'찰리 버클리가 속해 있는 피닉스 선스와 마이클 조던이 이끄는 시카고 불스의 결승전을 텔레비전에서 본 이후이므로, 누구를 더 좋아하느냐고 묻는다면, 역시 마이클 조던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그에 대해서는 냉정한 분석 앞서 현재로서는 그냥 감탄할 수밖에 없다.


312p. 이긴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멋진 일이므로,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누구보다도 많이 연습하고, 어떻게 하면 더 강해질 수 있을까 생각하고, 곤경에도 굴하지 않고 극복해나가는 의지를 가지고 있음이 분명하다. 누군가가 말했다. '천재란 고생해야 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