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oss 2009. 4. 13. 19:00

카르티에-브레송에게 초상사진은 "마치 십오분, 이십 분간의 정중한 방문 같은 것"이었는데, 당사자와의 이런 정대면한 대화, 침묵 속의 결투는 사진의 역사상 가장 아름답고 감동적인 초상사진들을 낳았다. 카르티에 브레송의 시선은 항상 사진 속 인물의 시선과 팽팽하게 맞선 채 정지되어 있으며, 이 사진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각 인물의 개성의 편린들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초상을 제작하면서 당사자와 합의하에 그의 내면적 침묵을 포착하기를 바랄 경우,
그의 속옷과 피부 사이로 사진기를 들이미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다.
반면, 연필로 초상화를 그리는 경우에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 스스로가
내면적인 침묵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1996년 1월 18일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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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저자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재단의 이사장이자 큐레이터이다. 1940년생으로, 스트라스부르의 마르크 블로크 대학 교 철학교수이다. 저서로 Chroniques philosophique (2004), La Déclosion-Déconstruction du christianisme (2005), Sur le commerce des pensées (2005) 등이 있으며, 공저로 WIR (2003), Fortino Samano-Les démordements du poéme (2004), Allitérations-Conversations sur la danse (2005) 등이 있다. [인터파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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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침묵들 - 아녜스 시르

시선을 주었다 - 장 뤽 낭시

도판 에즈라 파운드, 알베르토 자코메티, 롤랑 바르트, 이자벨 위페르, 장 주네, 사르트르, 수전 손태그, 마르셸 뒤샹, 자와할랄 네루, 파블로 네루다, 마틴 루터 킹 외 94컷

도판 목록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연보

[예스24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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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p.
알베르토 자코메티

침대 머리맡에 걸린 모자의 초상화와 사진속 인물의 공허한 표정. 담배. 헝클어진 머리와 구겨진 이불자락.
실의, 상심.

51p.
콜레트와 그의 가정부

완벽한 대조를 이루는 두 인물
콜레트의 기민한 눈초리와 손끝을 깨무는 동작에서 그의 성격이 느껴진다.
그와 반대로 같은 무늬의 옷을 입고 있지만 소재와 디자인에서 확연한 차이가 느껴지는.. 무언가를 보고 놀란듯한 시선과 멍한 표정. 두 인물의 상하 배치와 명암의 차이로 더욱 대조되어 보인다.

59p.
루이퐁스

호기심 가득한 인물의 시선과 박제된 곰의 표정. 그리고 거울에 비친 인물의 옆모습.
곰을 사이에 두고 거울에 비친 모습 인물의 모습이 너무나 다른 느낌이 난다.

71p.
마틴 루터 킹

인물에 배경에 걸린 자격증이 인물의 사회적 신분을 암시하고 있다.

73p.
로버트 오펜하이며

사진속 인물의 머리를 스치는 한줄기 빛과 예리한 시선, 파이프 담배와 안경의 그림자들의 조화
번뜩이는 상상력이 느껴진다.

101p.
조르주 뒤아멜

책상을 사이로 인물의 상반신과 하반신의 대조. 미묘한 어긋남.

106p.
마리-클로드 바양 쿠튀리에(일명 마라 루카스)

테이블에 비친 그녀의 상반신. 목에 걸린 브로치와 담배가 시선을 끈다.

115p.
르네 샤르

브레송의 장난기 어린 설정
벽에 걸린 스케치에 드리운 빛과 그림자를 인물의 팔을 통해 표현하였다.

145p.
메릴린 먼로

아름다움. 연출적 상황의 연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