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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7.23 노플랜 사차원 유럽여행 (정숙영)
posted by oss 2007. 7. 23. 17:40

유럽으로 떠나는 세 번째 행차. 사람들은 묻는다. 왜 또 유럽이냐고. 벌써 두번이나 다녀오지 않았느냐고. 돈도 많이 들지 않ㅇ느냐고. 거기 묻어 놓은 미소년이라도 있냐고. 왜 자꾸 기어가냐고. 이런 질문에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은 하나뿐이다. 안 기어간다고. 비행기 타고 간다고. 이런 웃기지도 않는 농담을 대답이랍시고 내놓는 이유가 있다.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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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저자 | 정숙영
1975년 12월생. 중앙대 광고홍보학과를 졸업했다. MickeyNox, 또는 정박사로 통한다. 대학 졸업 후 IMF 덕분에 제 할 일을 찾지 못하고 몇 년 동안 심각하게 방황하다, 인생의 방황이 클라이맥스에 이르던 때 아무 생각 없이 유럽 배낭여행을 떠났고, 그곳에서 기적적으로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되다. 2004년부터 딴지 관광청에서 여행 전문 기자로 일하며, 여행 기사도 쓰고 맛집 기사도 쓰고 가이드북도 쓰는 등 ‘딱’ 좋아하는 일 ‘실컷’ 하며 사는 중이다.
현재 로맨스 소설 작가이자 딴지 관광청 여행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필자는 이미 두 차례 유럽 여행을 다녀왔지만 아직도 그 ‘맛’을 못 잊어 지금 세 번째 유럽 여행을 준비하며 배낭을 꾸리고 있다.
목차
1부 유럽에서 삽질하다

프롤로그 : 난데없이 바람나다

1장 Le primere pas(한국말로는 첫 발자국입니다)
1절 출발
2절 파리, 첫발자국을 떼다
3절 여행을 배우다
4절 길 위에 서다
5절 루브르 박물관과 We are the world
6절 몽마르뜨 치한 상봉기
7절 안녕! 다시 돌아올게요, 파리

2장 La Strada(한국말로는 길이라는 뜻입니다)
1절 길 위에서 만나다
소제목
외로워도 슬퍼도
만나다, 그리고…
누구세요?
2절 La Primavera
소제목 : 돌아버리다 / 동전을 던지다 / La Primavera
3절 다시 같은 길로
소제목
어디 찾아요?
로마의 휴일
다시 만나다
진실의 콧구멍
불타는 로마 그리고 템테이션
루비콘 강을 건너다
4절 Grotta Azurra - 형언할 수 없는 푸른 빛
소제목
나폴리는 피자다
Grotta Azzura
Long And Winding Road
배낭여행 다이어트
5절 요를레이히
6절 길 위에서 헤어지다

3장 그녀가 내게 가르쳐 준 것은
1절 드디어 뮌쉔
2절 눈물과 한숨의 사운드 오브 뮤직
3절 술과 장미의 나날
4절 동화 속으로

4장 혼자서도 잘해요
1절 나침반
2절 비교체험 극과 극
3절 Kiss
4절 ‘프라하가 어찌하며 배낭의 로망인가’에 대한 독단과 편견에 가득 찬 고찰
5절 피난 열차를 타다

5장 이렇게 살다 죽을래
1절 최악의 날
2절 길 위의, 길 가의, 길에서 떨어진
3절 크라쿠프로
4절 아우슈비츠에서
5절 바벨성의 전설
6절 자코파네 시뮬레이션

6장 여행자, 태어나다
1절 The Long And Winding Road II
2절 가기 싫어
3절 가을, 일상으로의 귀환

2부 유럽 날로 먹기

1장 벼락치기 배낭여행
1절 또 한 번의 바람
2절 다시 출발

2장 베끼고 싶은 유럽, 때리고 싶은 유럽
1절 또 다시 유럽 땅을 밟다
2절 해가 지지 않는 나라
3절 뻑큐! 버버리 팩토리 샵
4절 El Dorado
5절 대륙으로!
6절 오줌싸개 사기단에게 배운다
7절 천국에서 보낸 한나절
8절 The Dark City #1
9절 The Dark City #2

3장 야매 가이드, 유럽을 날로 먹다
1절 플랜더스의 뚱땡이
2절 고소공포증 가이드의 뮌쉔·퓌센 안내기
3절 알코올 가이드 닥터 정의 호프브로이 안내
4절 코골이 가이드의 비엔나 효도 관광
5절 평양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다
6절 로마의 낮과 밤 다이제스트

4장 한량형 유럽 배낭여행
1절 오르비에또에서 뒹굴다
2절 달과 캠핑카
3절 다시 한 번 요를레이히
4절 한밤의 기적소리처럼
5절 29세 무직, 쥬네브 유람기

5장 끝도 시작도 아님에
1절 미키녹스의 즐거운 한국어 교실
2절 베르사유의 장미
3절 끝도 시작도 아닌, 그저 두 번째 여행
4절 See You Again!

<부록> 니들 유럽 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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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p. 에라 모르겠다. 차리리 잘된 일이잖아. 원하는 게 없으니 길거리에서 돌 하나 주워도 얻은 것이요, 길가에 있는 이름 모를 무덤에 적힌 비문만 읽오도 배우는 것일 테니. 깨끗한 백지가 되어, 여행 동안 백지를 채워 나가 보는 거다.


79p. 그리고 드디어 그 그림앞에 섰다. 보티첼리의 <프리마베라>. 내가 그토록 보고 싶어 하던 그림. 나는 마지막 순간 <성모승천> 앞에 선 플랜더스의 네로처럼 지상에서 가장 경건함 마음으로 그림 앞에 마주 섰다. 나는 피렌체의 모든 것을 용서했다.


132p. 쉴트호른. 쉴트호른. 알프스. 그곳에 안 갔더라면 난 유럽 여행의 많은 부분을 잃었으리라. 신비 그 자체이 만년설. 구름에 덮인 봉우리. 오팔은 녹여 놓은 듯한 작은 못. 도대체 어떤 언어가 필요하랴. 아니, 내게는 그곳을 표현할 만한 자격조차 없다.


134p. 생 텍쥐 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에 나오는 여우는 이렇게 말했다. 네가 네 시에 온다고 하면 나는 세시부터 기뻐질 거라고. 이 여행에서 맞이하는 최초의 이별. 이 순간 나는 여우도 몰랐던 것을 배운다. 네가 네 시에 떠난다고 하면, 그것이 돌아올 기약이 없는 이별이라면 나는 그 전날 네 시부터 슬퍼질 거라는 걸. 만남의 설렘은 언제나 이별의 아쉬움을 담보하는 것이지만, 아직 남은 날이 더 많은 길 위에서 떠나보내는 인연은 더욱 아득하기만 하다.


153p. "여행이란게 말이지, 몇 개 나라는 갔고 무슨 도시를 갔는지, 유명한 박물관을 몇 개 봤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야. 정말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는 것, 이것이 진짜 여행이지. 마음에 드는 그림 있으면 오랫동안 쳐다도 보고, 좋은 사람 있으면 같디도 다니고. 책이나 남의 평판이 아닌 네 마음과 감성, 그리고 느낌에 기대는 여행. 그게 좋은 거야."


183p. 이전에 깊이 관심 가진 적이 없었다면 함부로 '싫어한다.'고 단정 짓지 마시라. 어느 날 당신도 갑자기 눈과 귀가 퍼떡 열려 어떤 예술품이 걸어오는 이야기를 듣게 될지도 모른다. 그것이 나의 글로 인해서라면 무척 반가운 이리다. 친한 동생 하나가 내 홈페이지에 걸려 있던 클림트의 <키스>를 보고 반해 그림 마니아가 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207p. 여행을 하면서 길에서 만난 모든 이들이 나의 스승이었다. 나는 그들에게서 여행을 배우고, 사람을 배우고, 삶을 배웠다. 때로 그것은 길 위의 사람이기도 했고, 때로는 길가에 들꽃 같은 삶이기도 했다. 모두 길을 떠난 자가 아니면 배우지 못할 것이었다.
여행하길 정말 잘했다. 정말 잘했다.


258p. 혼자 하는 여행보다 둘이 하는 여행이 좋은 건 이런 거다. 혼자 앉아 내면과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지만, 그 모습은 참 자폐스러워 보인다. 현장의 느낌과 생각을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같이 가는' 여행의 장점이겠다.


288p. 말도 스토리도 필요 없다. 감히 말하는데, 두 번 유럽 여행애ㅔ서 다녀본 곳 중 브뤼쥬가 가장 예쁜 도시다. 물론 역사적 가치와 도시 분위기, 박물관이나 기타 문화생활까지 전부 합쳐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도시 자체가 아기자기하고 예쁜 곳을 따지면 브뤼쥬가 제일이라는 거지. 로텐부르크와 브뤼쥬는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에서 단연 공동 1위다.


391p. 자, 이 미천한 여행기를 읽어주신 여러분들께는 엉덩이 수로를 겨ㄲ지 않아도 에펠 탑 보이는 곳을 알 수있게 해 드리겠다. 일단 사끄레꾀르 사원이랑 전망대 사이에는 차도가 하나 있다. 전망대는 사원에서 차도를 건나 계단을 타고 내려가야 하고 전망대 옆 차도 변에는 철조망이 쭉 쳐져 있다. 사끄레꾀르 사원을 등지고 전망대 쪽을 보고 오른쪽으로 한참 걸으면 푸니쿨라 정류장 지나쳐 거의 철조망 끝에 애들 몇 명 몰려 있는 것이 보인다. 그곳에서 에펠 탑이 보인다. 물론 집 지붕에 가려 완전 제대로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원래 몸마르뜨에서 에펠 탑은 워낙 '안보이는 것'으로 되어 있기에 요 포인트에 사람들이 제법 몰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