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2006'에 해당되는 글 49건

  1. 2007.03.12 민들레를 사랑하는 법 (류시화 엮음)
posted by oss 2007. 3. 12. 17:04

어떤 사람이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다. 그는 흙을 가져다 붓고
자신이 좋아하는 온갖 아름다운 시앗들을 심었다. 그런데 얼마 후
정원에는 그가 좋아하는 꽃들만이 아니라
수많은 민들레가 피어났다.

민들레는 아무리 뽑아도 어디선가 씨앗이 날아와 또 피어났다.
민들레는 없애기 위해 모든 방법을 써 봤지만
그는 결국 성공할 수 없었다.
노란 민들레는 다시 또다시 피어났다.

마침내 그는 정원 가꾸기 협회에 전화를 걸어 물었다.
어떻게 하면 내 정원에서 민들레를 없앨 수 있을까요.
정원 가꾸기 협회에서는 그에게
민들레는 제거하는 몇 가지 방법을 알려 주었다.
하지만 그 방법들은 이미 그가 다 시도해 본 것들이었다.
그러자 정원 가꾸기 협회에서는
그에게 마지막 한 가지 방법을 일러 주었다.

그것은 이것이었다.
'그렇다면 민들레를사랑하는 법을 배우세요.'


바다와 조개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있기를
발에는 흙을
풀쐐기의 설교
지렁이

모든 것을 사랑하라
나무 한 그루를 심는 것은
어떤 것을 알려면
가치
자연
어디로 간 걸까
내가 누군지 말하라
그것들이 가르치리라
만일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이라면
사라져 버린 언어
세상을 떠나는 자의 시
나무들
엉겅퀴
부시맨의 철학
우리가 죽는 날
날마다 두 발로
이 원소는
너무 많은 것들
새벽으로 만든 집
첫 민들레
두루미
짧은 노래
당신 안에서
아무도 나를 기억하지 않으리라, 그러나
거두어들일 이
나무군이여, 그 나무를 자르지 말라한 마리 새앙쥐의 기적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 뙈기의 밭이라도
그들이 말을 건네면
우리는 질문하다가 사라진다
신이 세상을 세작하는 것을 나는 보았다
최고의 인간
둥근 지구
별 하나 잎 하나
톱질하는 사람들
해바라기
내 둘레에 둥근 원이 있다
생활의 규칙
인생
벗나무의 가지를 부러뜨려 봐도
달팽이
산 입구의 팻말에 적혀 있는 시
오늘은 죽기 좋은 날
이 밥을 먹기 전에
국냄비에 대한 명상
하느님이 지으신 마지막 세상
구약성서에 적힌 말
아주 작은 행성에서
고래의 별
나무 한 그루
인디언 기도문
위대한 가족에게 드리는 기도문
나무가 당신들의 적이란 말인가
어느 인디언 추장의 충고
기러기
사라지는 것은 없다
죽은 자들은 아무 데로도
최초의 기억
골목길이 끝나는 곳
누구의 것도 아닌 땅
개는 짖는다
네 가지 위대한 것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연설
침묵 속에서
숲속 생활자의 충고
먼저 가르쳐야 할 것
우화시
내 안의 기억
이 세상에 영원한 건
용서받는 까닭
해바라기의 묘비명
남아 있는 날들


대지는 꽃을 통해 웃는다.

'난 뜰에 엉겅퀴를 키우고 있거든요.' - <만족의 예술>에서

하지만 너무나 부족한 침묵

그러나 내가 한 일은 그것이 무엇이든간에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이 세상의 한 부분이 되어 파괴할 수도 제거할 수도 없으리라.

그렇다, 오늘이 아니면 언제 떠나겠는가.

우주에서 바라보면 이 별은 사람이 아닌 고래가 사는 별.

만일 당신이 감사해야 할 아무런 이유를 알지 못한다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당신 잘못이다.

그리고 언제까지나 그를 내 아이가 아닌 더 큰 자연의 아이라 생각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