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oss 2007. 3. 12. 17:05

이어령 - 방랑 시인이 된 나그네
        박목월의 <나그네>
정채봉 - 사랑하는 사람의 눈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
        정호승의 <눈부처>
손숙 - 그리움을 달래 주는 시인의 영혼
        이성복의 <남해금산> 포지글 중에서
이계진 - 어머니 생각에 눈물이 핑도는 시
        황금찬의 <엄마가 죽으면>
정진홍 - 당신을 내 모든 것이라 부를 수 있ㄷ록
        타고르의 <기탄잘리-34>
유안진 - 쓸모 없어 호사스런 시와 시인의 정신
        노자의 <곡신불사>
주철환 - 시인 기형도를 추억하며
        기형도의 <질투는 나의 힘>
손상익 - 바람에 스치는 별 하나
        윤동주의 <서시>
이윤택 - <성공시대>, 그 이후
        김종삼의 <물통>
황경신 - 좋은 징조
        자크 프레베르의 <어느 새의 초상화를 그리려면>
배한성 - 시문답으로 사랑을 확인케 해준 시
        천상병의 <귀천>
이윤성 - 오만한 인간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권터 아이히의 <비둘기>
노영심 - 그대에게 흘러가는 강물처럼
        마종기의 <우화의 강>
안상수 - 백주궁 기행
        이상이ㅡ <3차각설계도-선에관한각서1>
이만재 - 침대 머리맡의 <만인보>
        고은의 <만인보> 중에서
배창호 - 반드시 목적지가 있어야 하는 인생의 길
        로버트 프로스트의 <걸어 보지 못한 길>
최일도 - 소유를 초월한 영원한 사랑
        클라크 몬스타카스의 <침묵의 소리>
곽재구 - 존재의 따뜻한 먼 길
        현담의 <하마단>
황병기 - 바람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는 시
        한용운의 <알 수 없어요>
전창운 - 존재, 그 흔들리는 사랑의 흔적
        이경교의 <태풍을 위한 연가>
최정호 - 하인리히 하이네의 '노래 책'
        하인리히 하이네의 <노래 책> 중에서
이미배 - 그대가 눈부신 꽃이던 그리운 날들
        신효정의 <그런 날이 있었지>
한정희 - 고매한 인격을 기리며 부르는 찬미의 노래
        충담사의 <찬기파랑가>
김진환 - 별 하나의 순수와 만남
        김광섭의 <져녁에>
이계경 - 마음의 갈증을 채워 주는 낭만적인 시
        정지용의 <향수>
이세룡 - 먹을 수 있는 열매를 단 가로수
        이바라기 노리코의 <6월>
김경동 - 자연의 소박함으로 깨달은 삶의 의미
        로버트 프로스트의 <걸어 보지 못한 길>
김봉영 - 또 다른 윤회의 생명
        구상의 <강>
김재호 - 나의 힘-방패-소망, 시편(Psalms)
        댜윗의 <시편> 중에서
조성진 - 조용한 가을의 정원을 기억하게 해주는 시
        헤르만 헤세의 <9월>


나의 존재를 조금만 남겨 주십시오. 그 존재에 의하여 당신을 나의 모든 것이라고 부를 수 있도록.
나의 의지를 조금만 남겨 주십시오. 그 의지에 의하여 나는 도처에 있는 당신을 느끼고, 모든 것 속에서 당신을 만나고, 어느 순간에도 당신에게 사랑을 바칠 수 있도록 (<기찬잘리-34> 부분)

어느 새의 초상화를 그리려면 - 엘자 앙리개즈에게 (자크 프레베르)

우선 문이 열린
새장을 하나 그리세요
그 다음
무언가 예쁜 것을
무언가 단순한 것을
무언가 쓸 만한 것을 그리세요
새를 위해
그리고 나서 그 그림을 나무에 걸어 놓으세요
정원에 있는
또는 산 속에 있는
어느 나무 뒤에 숨겨 놓으세요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꼼짝도 하지 말고......
때로 새가 빨리 오기도 하지만
마음을 먹기까지에는
오랜 세월이 걸리기도 하죠
용기를 잃지 마세요
기다리세요
그래야 한다면 몇 년이라도 기다려야 해요
새가 빨리 오고 늦게 오는 건
그림이 잘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답니다
새가 날아올 때엔
혹 새가 날아온다면
가장 깊은 침묵을 지켜야 해요
새가 새장 안에 들어가기를 기다리세요
그리고 새가 들어갔을 때
붓으로 살며시 그 문을 닫으세요
그 다음
모든 창살을 하나씩 지우세요
새의 깃털 한끝도 다치지 않게 말이죠
그리고 나서 가장 아름다운 나뭇가지를 골라
나무의 모습을 그리세요
새를 위해
푸른 잎새와 싱그러운 바람과
햇빛의 반짝이는 금빛 부스러기까지도 그리세요
그리고 여름날 뜨거운 풀숲 벌레들의 소리를
그리세요
이제 새가 마음 먹고 노래하기를 기다리세요
혹 새가 노래하지 않는다면
그건 나쁜 징조에요
그 그림이 잘못되었다는 징조에요
하지만 새가 노래한다면 그건 좋은 징조이지요
당신이 사인을 할 수 있다는 징조에요
그러면 당신은 살며시 살며시
새의 깃털 하나를 뽑으세요
그리고 그림 한구석에 당신의 이름을 쓰세요.

인생길에는 반드시 목적지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은 그 목적지를 향해야 하는 것이다. 길이란 목적지를 가기 위한 것이 아닌가.

그러나 그것은 태풍에 대한 단편적 편결일는지 모른다. 기성의 안일과 무료, 그리고 변함없는 나태야말로 문화의 적이다. 태풍은 그 모든 묵은 가치를, 인습이란 이름의 잔재를 휩쓰는 힘의 상징이다.

훌륭한 책과 사람의 참맛은 문 밖에서 서성거리지 말고 문을 열고 들어가야만 맛볼 수 있다.
인생도 책에서와 마찬가지로 참으로 값진것은 '소우가치'가 아니라 '체험가지'라는 진실을 나는 하이네의 <노래 책>에서 처음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