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멜리 노통브'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0.05.12 살인자의 건강법 (아멜리 노통브)
posted by oss 2010. 5. 12. 02:51

소설은 형태상 다섯 차례의 인터뷰로 이루어져 있지만 내용상으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첫번째 부분은 네 차례의 '살인놀이'이다. 대문호는 자신의 책을 제대로 읽지도 않은 주제에 그저 죽어가는 유명인사를 인터뷰한답시고 달려온 기자들을 잔인하기 그지없는 언변으로 차례차례 '죽여'버린다. 계속되는 '촌철살인'에 독자가 망연자실해갈 무렵, 다섯번째 인터뷰가 시작되면서 상황은 반전된다.

##################################################

저자소개

아멜리 노통브

* 그녀가 쓰면 베스트셀러, 입으면 패션이 된다

아멜리 노통은 데뷔작 『살인자의 건강법』으로 르네 팔레 문학상, 알랭 푸르니에 문학상을 수상했다. 이후 아카데미 프랑세즈 문학상 등 프랑스의 권위 있는 문학상을 차례로 석권하고, ‘아멜리 룩’으로 불리는 패션스타일까지 유행시키며 프랑스에서 ‘하나의 현상’이 되었다.
외교관의 딸로 일본에서 태어나 아시아에서 성장한 아멜리 노통은 25살에 발표한 장편소설『살인자의 건강법』(1992년)으로 프랑스 문단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녀는 이후 매년 가을에 신작소설을 한 편씩 발표하고 있는데, 그때마다 대부분 50만 부 이상 팔려나가며 베스트셀러의 상단을 장식해 왔다. 지난해 가을 발표된 『앙테크리스타』 역시 60만 부 이상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국내에서도 『적의 화장법』 이후 크게 주목받기 시작한 그녀의 책은 지금까지 7권이 번역 출간되었다. 아멜리 노통의 작품들은 수십 개 언어로 번역·소개되고 있으며, 숱한 방송국 대담 출연은 물론, 연극과 오페라로 자신의 작품이 각색되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살인자의 건강법』은 영화화되어 상영되기도 하였다.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촌철살인적인 대화감각으로 가득한 그녀의 책들은 프랑스에서만 5백만 부 이상 팔리고, 전세계 35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경이로운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금 프랑스에서 아멜리 노통은 마치 대중스타와 같은 화제를 모으며 ‘하나의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저자의 다른 책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저자의 다른 책 더 보기

##################################################

70p.
"좋았을까요? 뚱보에다 내시 같은 글쓰기광이 되는 거 말이에요."
암, 좋았을 테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그 기자 한 사람만은 아니었다. 인간이라는 게 원래 그런 존재이다. 그리하여 건강한 정신을 가진 이들이 젊은과 육신과 사랑과 우정과 행복과 기타 등등을 영원이라 불리는 환상의 제단에 바칠 준비를 하게 되는 것이다.

75p.
"비범한 이유라니까. 나 같은 작가에게 위안이 되는 이유잖소? 진정한 작가, 순수한 작가, 위대한 작가, 천재적인 작가는 자기 책을 읽은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걸 알고 나면 마음이 편해진단 말이오. 내가 마음 깊은 곳에서, 고독의 한가운데에서 은밀히 탄생시킨 그 아름다운 것들이 천박한 시신에 의해 더럽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나면 말이오.

93p.
"입술은 두 가지 역할을 하오. 첫째, 말을 관능적인 행위로 만들어준다오. 입술 없는 말이란게 어떤 것일지 상상해본 적 있소? 멍청하게 차가운 그 무엇, 뉘앙스 없이 서걱거리는 그 무엇일 거요. 꼭 법원 사무관의 말처럼 말이오. 한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으니 그게 바로 입술의 두번째 역할이라오. 말해서는 안 되는 것을 말하지 못하도록 입을 다물게 해준다는 거지. 손 또한 입술을 갖고 있소. 써서는 안 되는 것을 쓰지 못하게 방해하는 입술 말이오. 이건 어마어마하게 중요한 역할이오. 글재주와 불알과 자지를 제대로 갖춘 작가들이 말해서는 안 되는 것을 말한 탓에 작품을 망치곤 했지."

95p.
"~단어들을 바락바락 외쳐봐야 부질없다는 걸 말이오. 단어들은 스스로 소리를 질러대거든. 자기 안에서 울려 나오는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만 하면 되지."
"그럼 손은요?"
"손은 쾌감을 느끼기 위해 필요한 거요. 뼈저리게 중요한 기관이지. 글을 쓰면서 쾌감을 느끼지 못하는 작가는 당장 절필히야 하오. 쾌감을 느끼지도 못하면서 글을 쓴다는 건 패륜이오.~"

255p.
영감의 화신은 감탄에 겨워 제 두 손을 바라보았다.
신에게로 향하는 길은 뚫기 힘들다. 그보다 더 뚫기 힘든 것은 성공으로 향하는 길이다. 사건이 일어난 직후부터 프레텍스타 타슈의 책은 그야말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10년 후 선생은 고전작가의 반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