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 4. 11:28
적이란 분명 지옥 같은 고난을 안겨주는 존재이지만, 이 고난이야말로 희생자에게 새로운 탄생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생의 패러독스. 작가는 "망각이야 말로 진정한 죽음"이라고 말한다. 박해받고 고통받는 자는 결코 '망각' 될 수 없지 않겠는가? 따라서 나를 집요하게 박해하는 적이야말로 '망각'으로부터, '죽은 삶'으로부터 나를 구원해주는 존재에 다름 아니다. 아멜리 노통브에게 적이 없는 삶이란 권태요 무의미와 동의어이며, 그래서 그는 적과 화해 없는 공존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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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p.
타인의 눈에서 나를 향한 불꽃이 반짝이는 것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삶의 위안이 되었을 불꽃 말이다.
102p.
사실, 사빈이나 나 같은 사람들에게도 잘못은 있다. 우리 같은 부류는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서로를 위로하기 보다는 자기 능력 밖의 사람을 좋아한다. 우리는 우리가 안고 있는 콤플렉스와 거리가 먼 사람들을 필요로 했다. 매력적이고 눈부시게 빛나는 크리스타 같은 사람들을 필요로 했다. 그러다 우정이 제대로 유지되지 않으면 우리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표범과 생쥐, 상어와 정어리 사이의 우정이 어찌 잘되기를 바랐는지.
118p.
나는 크리스타가 되고 싶진 않았지만 그녀처럼 사랑받고는 싶었다. 누군가의 눈에서 나를 향한 광채가 발하는걸 볼 수만 있다면 나는 남은 생이르기꺼이 바칠 것이다. 그 누군가가 인간 말짜라도 좋다. 그 사람의 눈에서 나를 위한 광채를, 나약함과 강인함, 포기와 타협을 담은 광채, 절대적 사랑을 위한 행복한 체념의 광체를 볼 수만 있다면 말이다.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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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아멜리 노통브 저자의 다른 책- 적의 화장법 - 문학세계사| 2001.11
- 오후 네 시 - 열린책들| 2001.03
- 이토록 아름다운 세살(Metaphysique des tubes) - 문학세계사| 20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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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p.
타인의 눈에서 나를 향한 불꽃이 반짝이는 것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삶의 위안이 되었을 불꽃 말이다.
102p.
사실, 사빈이나 나 같은 사람들에게도 잘못은 있다. 우리 같은 부류는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서로를 위로하기 보다는 자기 능력 밖의 사람을 좋아한다. 우리는 우리가 안고 있는 콤플렉스와 거리가 먼 사람들을 필요로 했다. 매력적이고 눈부시게 빛나는 크리스타 같은 사람들을 필요로 했다. 그러다 우정이 제대로 유지되지 않으면 우리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표범과 생쥐, 상어와 정어리 사이의 우정이 어찌 잘되기를 바랐는지.
118p.
나는 크리스타가 되고 싶진 않았지만 그녀처럼 사랑받고는 싶었다. 누군가의 눈에서 나를 향한 광채가 발하는걸 볼 수만 있다면 나는 남은 생이르기꺼이 바칠 것이다. 그 누군가가 인간 말짜라도 좋다. 그 사람의 눈에서 나를 위한 광채를, 나약함과 강인함, 포기와 타협을 담은 광채, 절대적 사랑을 위한 행복한 체념의 광체를 볼 수만 있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