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5.26 커피 (조윤정, 김정열)
posted by oss 2009. 5. 26. 16:50

커피의 블랙이 주는 느낌과 관련하여 인생, 쓴맛, 깜깜함, 미묘함이 언급되었고, 많은 이들이 근사한 카페의 분위가와 관련하여 낙엽, 가을, 그리움, 추억, 휴식, 사람, 만남, 여행, 길, 창가, 나무와 거리를 이지화했다.
그리고 또 커피의 향기를 기억했다. 커피를 통해 지나간 사랑을 떠올리며 아득하고 옛사랑을 추억한다. 그러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근사한 카페에서 새로운 만남을 시작한다. 사랑의 여정처럼 그렇게, 길 위에 선 여행객처럼 그렇게, 인생의 미묘한 순간들에 그렇게, 커피가 있다.

##################################################

작가 소개
저자 | 조윤정
경남 밀양의 작은 시골 농가에서 태어났다. 성심여대 사회학과 및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대학원을 거쳐 1년여 대학 연구소에서 일했다. 문화연구, 여성학, 글쓰기에 관심을 두었으며 특히나 삶의 현장이 늘 좋았다고 한다. 영국으로 건너가 다큐멘터리를 공부하던 중 커피를 만났고, 커피의 매력에 빠져 하던 공부를 중단하고, 오랜 역사를 지닌 영국의 커피회사에 취직하여 3년 가까이 일하며 커피와 로스팅을 배웠다. 현재 이화여대, 파주 여성회관 커피전문가과정 및 커피스트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으며 광화문 신문로에서 ‘커피스트’라는 커피가게를 하고 있다. 또한 『커피스트 탄생기(가제)』(2008년 초 대원사 출간 예정)을 집필중이다.
그는 커피로 사람들과 더불어 사랑하고 나누며 즐겁게 노는 것이 바로 문화라고 믿고 있다. [인터파크 제공]
TOP
목차
[1] 왜 커피인가
1. 커피, 멋과 낭만에 대하여
2. 각성의 힘, 카페인
3. 자기표현의 장, 카페문화
4. 스페셜티 커피를 아는가

[2] 커피란 무언인가
1. 커피의 정의
2. 커피의 기원
3. 커피의 역사
4. 커피의 종류

[3] 커피 좀 더 들여다보기
1. 커피의 재배 과정
2. 커피의 처리 과정

[4] 로스터를 꿈꾸며, 로스팅
1. 로스팅이란
2. 로스팅의 역사
3. 집에서 커피 볶기
4. 로스터기와 로스팅 하우스
5. 로스팅 노하우

[5] 배합의 미학, 블렌딩
1. 블렌딩 방법

[6] 나도 이제 커피의 맛을 안다, 커피 테이스팅
1. 테이스팅 방법
2. 커피 맛을 음미하는 데 도움을 주는 표현들
3. 생산지별 커피의 맛

[7] 추출 기구가 다르면 커피 맛도 다르다
1. 터키쉬
2. 사이폰
3. 플런저(프렌치 프레스)
4. 모카폿
5. 더치(워터 드립)

[8] 한 잔의 맛있는 커피를 위하여
1. 맛있는 커피란?
2. 물
3. 분쇄
4. 원두의 양
5. 물의 온도
6. 추출 속도와 시간

[9] 핸드 드립 고수되기
1. 핸드 드립이란
2. 메리타 드립
3. 카피타 드립
4. 고노 드립
5. 융 드립
6. 드립으로 맛있는 응용 커피 만들기

[10] 바리스타, 그들은 누구인가?
1. 바리스타란
2. 일반 커피와는 다른 에스프레소의 정의
3. 에스프레소의 역사
4. 에스프레소 머신의 구조적 이해 및 용어
5. 에스프레소 추출
6. 우유 거품내기

- 부록

[엘리트2000 제공]



##################################################

75p.
중후한 바디감 : 브라질, 인도네시아
바디감과 부드러움 : 콜롬비아, 멕시코, 파푸아뉴기니
상큼한 맛 :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기타 Cental America
풍부한 향기, 산뜻한 신맛 : 케냐, 과테말라, 모카

76p.
다시 말하면 블렌딩이란 스트레이트 커피가 가지고 있는 특징을 살리되 그 커피가 가지고 있지 못한 맛을 다른 커피들로 보완하는 과정이다. 생두의 퀄리티가 훌륭할수록 스트레이트를 즐기는 묘미는 더할 나위 없이 크다. 왜냐하면 각 커피가 갖는 특징이 그대로 살아 있기 때문이다. 상큼한 하루를 시작하고 싶을 때는 코스타리카 커피를, 부드럽고 편안한 오후를 만끽하고 싶을 때는 콜롬비아를, 외루음을 달래고 싶을 때는 묵직하고 바디감 있는 만델링을, 이런 식으로 그날의 분위기나 함깨 잇는 사람들에 따라 다른 커피들을 즐기면서 커피의 산지에 와 있는 상상을 한다면 커피를 한층 풍요롭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83p.

컵핑의 세 번째 단계는 막 추출된 커피의 맛을 평가하는 것이다. 컵핑용 숟가락(8~10ml의 액체를 뜰 수 있고 열이 빨리 전도되도록 은도금되어 있는 둥근 수프용 숟가락)으로 추출된 커피를 6~8ml떠서 입 바로 앞에 대고 쉬-잇 빨아들인다. 이런 식으로 마시면 커피가 혓바닥 골고루 퍼지며 그에 따라 모든 말초 신경이 단맛, 짠맛, 신맛, 쓴맛, 등 네가지 맛에 즉각 반응한다. 온도는 자극을 느끼는 데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치므로, 맛을 어디서 느끼느냐가 맛의 특성을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를테면 온도는 단맛을 감소시키므로 새콤한 커피는 처음에는 부드럽게 느껴지지 않고 혀끝이 얼얼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러므로 커피를 3~5초 동안 입안에 머금고 맛의 방향과 강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커피의 1차적인 맛과 2차적인 맛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86p.
커피 맛을 음미하는 데 도움을 주는 표현들
커피를 테이스팅 할 때 가장 기본적으로 신맛과 바디감, 향과 아로마를 살핀다.
신맛 Acidity : 신맛은 커피에 있어서 바람직한 성질의 하나다. 이는 커피에서 생성되는 건조한 느낌으로 혀 끝과 혀 안쪽에서 느껴진다. 커피에서 신맛 역할은 와인에서의 신맛과 같다. 그것은 커피에 날카롭고, 밝고, 활기찬 성질을 불어넣는다. 신맛의 정도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커피 맛은 밋밋해지는 경향이 있다. 신맛은 시큼한 맛과 혼동되어서는 안되는데 시큼한 맛은 불쾌하고 부정적인 성질의 맛이다.
바디 Body : 바디는 커피가 입 안에 있을 때의 느낌이다. 이는 혀에서 느껴지는 점성, 양감, 두터움, 풍부함 등으로 구성된다. 바디감의 좋은 예는 물과 비교하여 크림 성분이 많은 우유가 입 안에 있을 때의 느낌을 들 수 있다. 대게 이도네시아 커피들은 중남미 커피들에 비해 더욱 무거운 바디감을 갖는다. 그러한 커피는 우유로 희석되었을 때 그 맛을 더욱 잘 유지하는 속성이 있다.
향 Aroma : 향은 맛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느낌이다. 향은 우리가 혀에서 느끼는 맛을 구별하는 데 기여한다. '꽃향' 이나 '와인향' 과 같은 미묘한 차이는 커피의 향에서 비롯된다.
맛 Flavour : 맛은 입 안에서 느껴지는 커피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이다. 상이한 로스트의 맛을 묘사한다는 것은 와인을 말로 표현하는 것만큼 주관적인 것이다. 와인이나 커피 두 경우 모두 개인적 취향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다.

125p.
드립 커피는 음미하는 커피이다. 하얀 커피잔을 감도는 와인색 중심에 맑고 진한 커피의 색을 음미하고, 살짝 피어 오르는 따뜻한 온기를 손으로 느끼며 코끝에 감도는 향을 머릿속 가득 채우면, 불현듯 살짝 혓바닥에 입술을 대어 그 맛의 감촉을 느끼고픈 강한 유혹에 사로잡힌다. 커피잔을 입술에 부딪히며 잘 데워진 따스한 잔 사라이로 흘러 들어오는 커피 한 모금을 입안 가득 굴리면, 신맛과 쓴맛과 단맛과 그 조화로움이 맑은 정신을 화사한 꽃밭이나 야생의 초원으로 이끈다. 그들이 이끄는 곳에서 한바탕 웃으며 달콤한 사랑을 나누다 돌아오면 그 커피를 재배하는 농부들의 소망이, 또는 커피를 내린 주인장의 애정어린 마음이 느껴진다. 잘 내려진 한 잔의 블랙커피에는 단맛에 유혹되지 않고 우유로 탁해지지 않은 순수한 맛의 향연이 있다. 그 맛에 취해 사색에 잠기면 누구나 시인이 되고 로맨티스트가 된다.

142p.
그러나 융 드립의 묘미는 충분히 많은 양의 커피를 굵게 갈아 처천히 방울방울 떨어뜨려 주는 것이다. 점점이 떨어지는 진한 커피는 그 맛이 입 안에 꽉 찬 느낌이며 심장과 핏속으로 진하게 엉겨드는 느낌이다. 뿐만 아니라 작은 잔에 담긴 반짝거리는 칠흑같은 커피는 매혹 그 자체이다. 악맟처럼 매혹적이며 죽음처럼 검고 유혹적인 이 한 잔의 커피는 그 어떤 행복과도 바꾸고 싶지 않은 삶의 진수, 엑기스 그 자체이다. 흔히들 에스프레소를 커피의 정수, 본질과 같다고 이야기 한다. 에스프레소가 바디감 좋고 묵직하여 맥주의 기네스 같은 느낌이라면, 진한 융 드립 커피는 위스키처럼 산뜻하면서도 깊고 그윽하다.

150p.
한편으로 에스프레소를 커피의 엑기스, 정수 혹은 본질이라고 이야기한다. 존재의 본질. 그러니까 에스프레소 한 잔에는 숨길 수 없는 커피 그 본연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본질은 늘 순수하고 깊고 아름답다. 에스프레소가 그렇다. 꽉 찬 바디감과 그 조화로움, 혀 끝에 남는 깊이가 매혹적이리 만큼 아름답다. 커피숍을 열면서, 혹은 아름다운 아침 주방의 창문을 열어 젖히며 고혹적인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만끽한다고 생각해 보라. 묽고 많은 양의 커피가 필요 없다. 맛과 향이 고스란히 응축되어 담긴 30ml의 커피, 데미타스라고 불리는 작은 잔에 담긴 이 몇 모금의 커피만으로 충분히 훌륭하다. 마신 후에 남겨진 여운은 공간을 불문하고 우리를 아름다운 고원으로, 환상의 자연으로 이끈다.